당첨되면 '억'소리 나는 시세차익… '로또 분양'에 몰리는 투자자들

입력 2018-04-04 16:48  

분양가규제 여파로 새 아파트 가격 경쟁력↑
이달 2만9317가구 일반분양 관심



[ 김형규 기자 ]
주택시장 수요자들이 신규 분양 단지에 몰려들고 있다. 당첨되면 최소 2억~6억원의 시세 차익이 보장된다는 이른바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재건축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시중 유동자금이 분양시장으로 집중되는 기류도 뚜렷하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향후 주택시장 전망에 대해 “시장의 유동자금이 청약으로 몰리면서 기존 아파트시장은 안정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매수 심리가 위축되며 재건축, 일반 아파트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청약도 입지따라 ‘쏠림현상’

청약시장에서도 입지 좋은 사업장으로 수요자가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비 사업을 통한 신규 공급이 대다수인 서울은 청약 과열 현상이 더 심하다. 정부가 올해 초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시행하고, 재건축 안전진단 요건을 강화하면서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 무주택자들은 분양시장에 청약 통장을 아낌없이 던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1순위 당해지역 청약을 접수한 영등포구 당산동5가의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평균 경쟁률 79.8 대 1을 기록해 올해 서울 청약 단지 중 최고에 달했다. 46㎡는 919 대 1로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분양한 강남구 일원동의 ‘디에이치자이 개포’(개포주공8단지)는 10억원 안팎(전용 84㎡ 기준)의 자기 자금이 필요한 단지이지만 3만1000여 명이 청약을 접수했다.

이들 아파트가 당첨만 되면 최소 2억원에서 많게는 6억원까지 시세 차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도 청약 열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을 통해 사실상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면서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책정됐기 때문이다.

일부 수요자 사이에서는 ‘서울 지역 청약단지는 무조건 넣고 본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분양업계에서 ‘서울 불패’라는 표현이 공공연히 사용되는 이유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서울에서 분양하면 순위 내 마감은 문제될 게 없다. 오히려 경쟁률이 얼마나 나오나 내기하게 된다”며 “몇몇 시공사는 청약 성적이 지나치게 높게 나올 것을 우려해 홍보 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 홍보대행사 관계자도 “인기 사업장과 관련한 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하지 말라는 요청을 받기도 했다”며 “홍보대행을 맡긴 회사에 홍보하지 말라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서울 청약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가능성이 크다. 내년과 내후년 신규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세종시가 청약 ‘완판(완전 판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는 제일건설이 2-4생활권에서 ‘세종 제일풍경채 위너스카이’를 선보인다. 37층 높이로, 아파트 771가구(전용면적 84~158㎡)와 상업시설을 동시에 분양한다. 2-4생활권은 백화점, 어반아트리움 등 대형 쇼핑몰이 인근에 있다.

◆수도권 택지지구 분양도 눈길

전문가들은 경쟁이 치열하고 분양가가 비싼 서울의 대안으로 수도권 택지지구로 눈을 돌려보라고 조언한다. 서울에 비해 분양가가 훨씬 저렴한 데다 공급 물량도 풍부하기 때문이다.

동탄2, 위례신도시 등 수도권 인기 택지지구는 이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마지막 남은 물량은 택지지구 내 생활인프라가 거의 완비된 상태에서 입주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택지지구 조성 초기에 입주하는 단지들은 분양가가 저렴한 대신 생활 인프라가 모두 자리잡기까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학교, 마트 등 생활편의 시설이 초기 공급단지 입주와 함께 마련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도시 내 상권이 약 10년에 걸쳐 천천히 자리잡는 이유다. 따라서 택지지구 형성 중반~후반기에 공급되는 물량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입지 여건이 좋은 정비 사업지, 우량 택지지구 분양 등 ‘옥석’을 가려 통장을 소비하는 청약자도 늘었다. 전용 85㎡ 이하 주택형은 가점제 100%로 당첨자를 뽑는 까닭에 가점 높은 통장을 투자 가능성이 높은 곳에 소진하려는 생각에서다. 가구주와 가구원 모두 5년 이내 당첨 이력이 없어야 청약 자격이 주어진다. 청약에 한 번 당첨되면 5년이 지나야 다시 도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달 전국에서는 2만9317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서울에서는 8개 단지, 4038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경기는 15개 단지 1만1719가구가 예비 청약자를 맞이한다. 부산(8곳·2947가구), 충북(4곳·2581가구), 대구(5곳·2091가구), 충남(3곳·1800가구), 경남(3곳·1337가구), 전북(2곳·949가구), 세종(1곳·771가구), 전남(1곳·605가구), 인천(1곳·479가구) 순으로 분양 물량이 많다.

다만 지방 시장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산업 기반이 무너진 지역에서는 입주 단계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붙은 매도 물건이 상당하다. 청약 성적도 이를 반영한다.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공급한 신규 아파트 두 곳은 대형 건설사 브랜드임에도 모두 1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대림산업이 창원시 회원동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창원 파크센트럴’은 72㎡ 주택형만 2순위에서 마감을 마쳤다. 나머지 10개 타입은 2순위에서도 미분양을 피하지 못했다. 59㎡B타입은 중소형 면적임에도 불구하고 71가구 공급에 60가구가 미달됐다. 경북 상주시 복룡동에서 지난 2월 공급한 ‘상주시 복룡동 새빛힐즈’는 52가구 모집에 5개의 청약 통장만 접수돼 전 주택형이 미달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은 제주 역시 상황이 비슷하다. 올 1~3월 공급한 5개 사업장 모두 2순위 청약에도 마감에 실패했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공급한 ‘서귀포 마마뜰 노블레스’는 30가구 공급에 단 1명만 청약을 접수해 나머지 29가구는 미달됐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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